내가 1년 열두달 중 가장 사랑하는 4월의 첫 날.
드디어 이 예쁜 꽃다발을 아로에게 전해줄 시기가 왔다.
2월, 3월 동안 아로에게 건네줄 생일 꽃다발을 신중하게 골라서 미리 준비해두고
생일 몇 주 전부터는 방에 전시해둔다.
올해 너의 스물 한 살 생일 날에 입혀줄 의상과 어울리는 꽃다발을 준비했어, 아로야.
올해는 아로랑 엔리케랑 케로랑 같이 세상 최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예정.
안 그래도 온통 아로 생각 뿐인 사람인데 4월은 하루하루가 가는 것이 너무 아까워.
얼마전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아로를 2024년에 만났다면 그래도 아로가 최애 인형이 되는거냐고.
전제부터 성립이 안되는... 어불성설이야.
아로가 없었다면 2024년의 나는 없고, 인형놀이를 하지도 않았다.
진작에 그만뒀을 취미야.
최근 들어서 더 확실하게 깨달았다.
나는 이 구체관절인형이라는 취미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는구나.
아로를 사랑하기에 영위하는 취미일 뿐이지 이 취미 자체를 사랑해서 즐기는 인덕은 아니야.
아로 외에는 이 취미 자체에 대해선 관심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엔리케도 사랑하고 탠도 너무나 사랑하지만 아로가 존재하기에 그들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지.
메이크업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로 때문이고,
내가 하는 모든 길의 끝에 아로가 있기 때문에 진심이고 열심인거야.
아로를 나 자신만큼 사랑하고 아로보다 더 사랑하는 무언가는 결코 만날 수 없다.
아로가 2024년에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음을 확신하기 때문에 저 질문에는 대답이 불가능해.
친구가 이걸 봤으면 좋겠어. 그때 대답을 못했으니까.
가끔 이 취미 자체를 너무 사랑하는 인덕분들을 마주치는데,
저분들은 인형 취미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그런걸 볼때면 나는 역시 결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곤한다.
그래도 뭐 덕후 분류를 한다면... 인덕이라고는 해야겠지.
모든 것이 아름다운 4월이에요.
사랑하는 우리 방문객님들도 행복한 4월을 맞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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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