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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3   





Cover story - 3

길고 가느다란, 아름다운 그 손가락으로 아로는 단 한 사람을 위해 연주한다. 주로 피치카토 주법으로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기 때문에 그 손가락은 상처와 굳은 살이 잔뜩이다. 겉으로 봐서는 잘 보이지 않기에 엔리케는 그 사실을 몰랐다. 아로의 손을 처음으로 만져 보았던 날에야 알 수 있었다. 상처라곤 하나 없는 부드러운 자신의 손 끝에 맞닿은, 켜켜이 굳은살이 잔뜩 잡힌 손의 생경한 느낌을 엔리케는 잊을 수 없었다. 놀라움보다도 아로의 모든것이 전부 아름다웠고 미치도록 가지고 싶었다.

Cover story - 2   




Cover story - 2

아끼던 아로의 컨버스가 야속한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변색이 되어버려서 후헹, 까짓것 빈티지 페인팅이랍시고 커스텀을 하였다. 물론 머릿속에 늘 떠 다니는 아로의 이야기 덕분에 저런 용감무쌍한 무식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아로가 엔리케를 찾으러 집을 떠날 때 신었던 신발로, 아로에게 신발은 저것밖에 없었다. 걷고 또 걷고 걷고 또 걷고...  낡고 해질대로 해진 운동화. 리페인팅한 사진 속의 딱 저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엔리케를 찾은 기쁨도 잠시, 자신의 초라한 행색이 너무나 부끄러웠던 아로는 재즈클럽에서 일하고 받은 첫 월급으로 당장 신발 한 켤레를 샀다. 음, 그 새 신발은 아마도 엔리케가 신는 구두 가격의 10분의 1도 안되는 이름 없는 신발이었겠지.

새 신발을 신고 엔리케를 만나던 그날은, 낡은 운동화를 신던만큼이나 부끄러웠다. 엔리케가 새 신발을 보고 무슨 말을 할까? 어울린다고 해줄까? 부끄럽고 미묘한 마음에 그를 만나기 전부터 가슴이 쿵쾅거렸다. 하지만 엔리케는 아로의 신발이 바뀐것 따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만나는 내내 새 신발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엔리케를 보며 아로는 허탈함에 웃음이 났다. '사랑'과 '사랑하지 않음'의 차이가 이런거라며.


Cover story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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